조선 후기 가문에서 자제들의 학문 초학 단계와 인성 예절 교육을 위해 한 자 한 자 정성을 다해 필사한 수신(修身) 고서입니다.
비록 분량은 얇지만, 낙장이나 파손이 전혀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내용이 완벽하게 보존된 귀한 완질본(완필본)입니다. 책의 표지에는 "임진년 11월 26일에 쓰기 시작했다(壬辰拾壹月貳拾陸日始書)"는 필사 연혁과 책의 주인인 "정문화(鄭文和)"라는 이름이 명확히 기록되어 있어 사료적 가치를 더합니다.
본 서책의 가장 큰 가치와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한눈에 보아도 감탄이 나오는 명품 해서체 정자체입니다. 얼룩이나 낙서가 거의 없으며, 조선 시대 서당이나 양반가에서 글씨 교본으로 삼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필체가 극도로 정갈하고 유려하여 서예 연구나 감상 소장용으로 최상급의 상태를 자랑합니다.
둘째, 인간관계의 대원칙을 담은 핵심 수신서입니다. 부자편, 형제편, 부부편, 군신편, 붕우편, 총론으로 이어지는 삼강오륜의 핵심 구절들이 완벽하게 수록되어 있습니다. "형제는 한 기운을 타고난 한 몸이다(本生一氣)", 공자의 "글로써 벗을 모은다(以文會友)"는 격언을 비롯해 익자삼우와 손자삼우의 구별법 등 주옥같은 도덕 지침이 담겨 있습니다.
셋째, 표지 안쪽 여백에 기록된 가문 전래의 민간 의학 비방 처방전입니다. 표지 배면에는 종기와 독을 다스리는 구급 처방전인 '금은해독산(또는 금은내소산)'의 약재 구성(금은화, 연교, 천화분, 자소엽, 목향 등)과 정밀한 용량이 먹글씨로 따로 갈무리되어 있어, 당시 가문에서 이 책을 얼마나 소중히 곁에 두고 실생활에 활용했는지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