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품 크기 | 높이 4 x 구경 12.5 x 굽 5c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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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조국 | 한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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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시기 ; 조선 15세기 말
제작지 ; 호남지역 추정
분청사기가 제아무리 소박하고 자유분방하다지만, 이 잔처럼 자유분방하다 못해
무성의해 보이기까지 하는 기물도 드물 것입니다.
여러 겹의 선문을 유행처럼 무늬로 사용하는 전라도 지역의 가마에서 제작된 것
으로 보이는 작은 접시만한 이 잔은, 외면의 유려한 물레질 자국, 능숙한 죽절굽
조각, 굽 안 바닥을 도구로 깎아낸 흙을 단 번에 떼어낸 능수능란한 조각기술, 물
래로 몸체를 돌리며 내면 가득 겹치지 않게 새겨 넣은 여러 겹의 음각선문 등 모
든 것이 보통 기술 수준을 넘는 도공이 빚은 잔임에 틀림없는데,
유독 성형의 제일 마지막 마무리 단계이고, 그릇에서 가장 많이 사용돼서 중요한
구연부의 한쪽을 이지러진 듯 평평하게 마무리 한 이유를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
할 수가 없습니다.
처음에는 부장 중에 훼손이 돼서 한쪽이 깨진 것으로 알았지만, 그 모서리에 유약이
처음 그대로 칠해져 있고 유나 튐도 거의 없어서 제작 후 그렇게 된 것은 아니었습니
다.
그래서 이렇게 여러 가지의 힘든 공수를 들인 기물의 구연부를 그렇게 허술하게 끝
내는 실패에도 깨버리지 않고 끝까지 구워낸 데는 다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
는데, 혹시 성형은 올바로 했으나 시유 직전에 건조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이유
로 잔의 모서리가 훼손돼 재 성형이 불가능해 그냥 시유 후 구워냈거나, 시유 일을
맡은 작업자가 모서리 훼손을 모른 채 시유하고 가마에 그대로 넣어 굽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골동 도자기를 감상함에 있어 또 다른 재미 중의 하나가, 그 유물에 있는 사소한 흔
적 하나에서 오래전 그 기물을 만들고 사용한 조상들의 흔적을 수수께끼 풀 듯 찾아
가는 재미 또한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잔의 구연부에 1cm이하의 작은 튐들이 여러 곳 있고, 내면에 두껍게 뭉쳐 흐른 유약
에 산화기가 있으며, 내면 바닥에는 4군데의 태토받침 흔적이 남아 있으나 굽 주위로
는 유약이 입혀있지 않아 받침의 흔적을 알 수 없습니다.
내면의 음각선 위에 칠한 묽은 귀얄 백토물을 닦아내지 않은 것으로 봐서, 분청사
기가 쇠퇴하고 백자로 넘어가는 시기인 15세기 말경의 유물로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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