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쭉한 입담과 의뭉스럽고 능청스러운 글쓰기로 주목받는 작가 김종광의 '짧은 소설집'. 제목처럼, 짬뽕을 반주삼아 소주를 걸치며 읽으면 딱 좋을, 혹은 어쩐지 '짬뽕과 소주의 힘'으로 쓰여졌을 것만 같은 그런 이야기다.

소설은 악기를 연주하듯 박자의 변화에 따라 4부로 구성된다. 1부 '힘차고 빠르게 읽기'에선 그야말로 짧은 꽁트가 연작소설을 연장시키며 쿵짝쿵짝 울려퍼진다. 키워드는 '젊은이의 삶과 사랑'. 간결한 구성과 힘 있는 내용 전개, 현란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2부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넘나들며 날아다닐 차례.

3부에는 작가 자신의 자전적 냄새가 물씬 풍긴다. 아버지에 대한 연민이나, 자식을 낳는 과정과 글쓰기에 대한 여정은 가슴께를 후끈하게 만든다. 마지막 4부에선 묵직한 단편 세 편이 소개된다. 현대인의 자아 분열을 다룬 '소설책과 함께', 파멸된 지구에서 생존을 위해 인육을 찾아다니는 미래의 일상을 그린 '생존', 철학과 사상에 대한 우화인 '철학 한 장의 무게'에서 지은이의 문학적 변화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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