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그의 그림을 보면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순수한 자연을 진솔하고 부드럽게 표현해낸다는 것이다.
전통적 회화가 다소 소외되고 있는 이즈음, 돌아보면 작가로서의 남천 박분도(49)의 이력은 의도나 바람에 관계없이 그 자체가 한국미술, 특히 동양화의 한 중심권임을 알 수 있다.
10여년전 경주시 평동, 아늑한 산자락에 화실을 마련하고 넉넉한 자연을 화폭에 담고 있는 박분도화백.
그가 그림공부를 시작한 것은 30여년전인 중학교 때. 고향인 진주에서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림을 아는 사람들은 흔히 박분도화백을 두고 한국화단의 진주라고들 한다. 그만큼 그의 그림은 선이 곱고 색채가 부드러우며 자연스럽다.
선대들의 화맥을 잇고자 우리의 일상풍경에서 진솔한 한국 산수화의 맥을 짚어가고 있다.
현대미술의 흐름에 대해 묻자 그는 서슴없이 “자신들의 고유한 색깔이 없다”고 한다.
그의 작품 중 ‘돌담 연작 시리즈’는 고향의 향수, 생명의 빛을 서정감과 현장감있게 살려놓은 작품으로 많은 작품중에서도 백미로 꼽힐만큼 회자되고 있다. 그만큼 박화백의 작품은 지니고 있는 것만으로도 예술적 긍지를 느낀다는 것이 주위의 평이다.
그의 작품정신은 치열하다. 어디에 내놓아도 남천의 그림임을 쉽게 알아볼 수 있을만큼 그는 독특한 화풍을 가지고 있다. 스승인 소산 박대성선생의 영향은 받았으나 자신의 색깔을 온전히 가지면서 뚜렷한 특징을 부각시키고 있다.
작가로 성장하기 위해 서울에서 온갖 시련을 이기고 중견작가로 기반을 구축한 후 홀연 경주로 자리를 옮긴 그를 안타까워하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그는 “주변이 아름다운 경주에서 향토색 물씬 풍기는 그림작업을 펼칠 것”이라고 한다.
경주에서 그가 마련한 작업공간 은 남산이 바라다 보이는 자그마한 한옥 마당 깊은 집이다. 서양화를 전공한 부인이 남편을 적극 뒷바라지 하고 있다.
자신의 나태를 벗어던지기 위해 화구를 메고 내달 초 중국 스케치여행을 떠난다는 그에게 화단입문을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묻자 “인기작가 닮으려 애쓸 필요는 없다”고 한다.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입선 및 특선을 한 그는 후소회 장려싱 및 동상 외에도 33인초대전(미술회관) , 동서양화 20인 초대전(경인미술관), 90년대의 한국화 전망전, 대구백화점 갤러리 초대전 등 15회의 개인전 및 초대전을 가지기도 했다.
단순한 풍경을 넘어 신라의 흔적을 오늘의 풍경으로 표현하며 실경 산수화의 새 장을 열기위해 혼을 불태우는 남천 박분도화백은 홀로 자신의 화업을 일궈온 작가로 평가받으면서 한국화의 또 다른 이점을 지켜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