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공예의 장식기법의 하나로 나전은 얇게 간 조개껍데기를 여러 가지 형태로 오려내어 기물의 표면에 감입시켜 꾸미는 것을 통칭합니다.
현대의 나전칠기 공예는 어려운 상황에서 재현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것은 20세기 초부터 일본에 의한 새로 도입된 문물에 의한 혼란, 그리고 산업화 추세에 따른 수공예의 낙후성 때문입니다. 일제강점기 동안에는 이왕직(李王職)소관의 미술품제작소를 개설하고 나전부를 두어, 흩어진 기존의 우수한 기능보유자를 모으고 젊은 기술자를 길러냈습니다.
여기에서는 일본사람이 기술 지도를 함은 물론 그들이 그려 주는 도안에 따라 나전칠기를 제작하였습니다. 10여년 뒤인 1922년에는 이왕직미술품제작소에서 분리하여 조선미술품제작소를 발족시켜 제품생산에 주력하였습니다.
색상이 아름답고 껍데기에 굴곡이 적은 전복이 많이 생산되는 통영에 공업전수소(工業傳修所)가 일찍부터 개설되어 나전칠공예의 실기를 가르쳤고, 가내수공업의 사설공장이 무수히 번창하였습니다. 또 1940년에는 평안북도 태천(泰川)에 칠공예소가 설치되어 나전칠기를 제작한 일도 있습니다.
한편 조선미술전람회(鮮展)에 공예부가 설치된 것은 제11회인 1932년부터인데 여기에 나전칠기가 적지 않게 출품되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출품자들은 일본인의 수요에 영합하여 전통공예의 독자성이나 예술성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늘의 나전칠기는 19세기의 저속화와 20세기의 외세영합 풍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실정입니다. 특히, 광복 이후 거듭된 사회혼란과 캐슈(cashew)라는 대용칠의 등장에 따라 퇴보를 거듭하였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경제성장으로 전통공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생활공예품으로서의 나전칠기가 조금씩 소생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가적으로 나전칠공예를 보호육성하기 위하여 주름질 중심의 기능을 중요무형문화재 제10호 나전장(螺鈿匠)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주름질은 본래 자개를 줄로 썰어 물건의 형상 그대로 오려붙이는 솜씨이며, 끊음질은 거두로 실같은 자개상자를 만들어 끊어 붙임으로써 무늬를 선묘(線描)하는 것을 말합니다.
자개는 현재 진주패·야광패·멕시코패·홍패 등 수입품이 많아서 주름질이 한층 다채로워진 편인데, 오히려 나전이 안고 있는 과제는 자개라는 재료의 문제보다도 목물(木物)에서 문양 장식에 이르는 의장상의 안목에 있으며, 또 좋은 칠을 정제하여 자급하는 문제 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이즈 : 29.7 x 22 cm 높이 16.5cm